
작문시간에 인간이 자신의 이득을 위한다면 얼마나 위선적으로 독악하게 변할수 있는 지에 대해서 토론을 열심히 하고 봤는데 영화 초입부터가 비밀경찰의 고문을 통한 정보 취득에 대한 동독 대학강의이다. 어휴 또 인간이 어디까지 바닥으로 내닫을수 있는가에 대한 자화상인가 싶었는데 아니다. 한 비밀 경찰이 예술가 둘을 감시하게 되면서 인간이 극적으로 바뀌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초반엔 굉장한 반감을 가지고 봤다. 이 아저씨가 왜 이렇게 자기 감시대상을 끼고 도는거지? 40년 가까이 동독에 충성을 다해온 사람이 이럴 수는 없을텐데. 중간에는 와이프를 짝사랑하나 싶기도 했다. 캐낸 정보를 바탕으로 협박을 하려나 싶었다. 그러나 중반부부터는 거의 확실하게 이 아저씨는 초짜인데다가 이 극작가와 배우 커플을 동경한다는걸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살며시 보여준다.
하지만 이 한낯 비밀경찰의 눈물겨운 보호는 여배우에게 딱지를 맞은 한 고위간부에 의해 간단히 뭉개져버리고 만다. 그렇게 지키고자했던 여배우는 자살을 하고 극작가는 절필을 한다. 그리고 자기자신은 좌천되어 10년간 우편봉투를 여는 한직에 배치된다. 승진은 금지라는 딱지와 함께. 다행히도 4년 7개월만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다. 내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고 이렇게 기뻐한 적은 또 처음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동독체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한 행동은 아니었고 거의 무조건적인 헌신으로 자기를 희생해 이들 부부를 살리고자 했다. 숭고하긴 하지만 현명한 행동은 아니다. 명백한 체제에 대한 반감의 표시니깐. 저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때 타인 대신 자신을 희생할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저 상황에 처하게 해볼 수는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수치라고 믿고싶다. 내자신이 그 수치에 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하나의 가슴 뭉클한 영화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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