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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호텔 (Grand Hotel, 1932) ★★★★ 영화리뷰

1932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아카데미 역사상 유일하게 작품상 이외의 전부문에 후보조차 오르지 못한 특이한 작품이다. 작품상만 수상한 작품은 은근히 있는데 작품상에만 후보로 올라서 작품상만 가져간 영화는 그랜드 호텔밖에 없다. 다른 배우들은 잘 모르겠고 그레타 가르보는 꽤나 대 스타였을텐데 후보에도 못오르다니. 본인으로는 꽤나 굴욕적이었겠다 싶다.

"Grand Hotel. People come and go. Nothing ever happens"라는 1차대전때 얼굴에 피폭당한 의사의 대사로 시작과 끝을 맺는 이 영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대사와 정반대로 그랜드 호텔에서 모든일이 일어난다. 사랑, 우정, 배신, 사기, 도박, 살인까지. 내가 보기엔 이 호텔은 들어오는 사람을 완전히 바꿔놓는 곳이다. 유고슬라비아 출신 발레리나인 그레타 가르보는 "혼자있고 싶어요 (I want to be alone)"를 외치다가 남작과 사랑에 빠지면서 권태기를 벗어나고 도박끈에 도둑에 사기꾼인 남작(존 베리모어 역)은 그레타 가르보와 사랑에 빠지면서 인성을 되찾는다. 건실한 사업가였던 윌레스비어리는 사기꾼에 살인범으로 타락하고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그의 직원 라이오넬 베리모어는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이 둘을 비교하면서 바라보는 조안 크로포드는 돈의 무상함을 깨닫는데 이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 변화인 것 같다.

그랜드 호텔이라는 이름부터가 값싼 호텔은 아닌데 영화 내내 허벌 비싼 호텔이라는걸 강조를 한다. 한참 대공황이던 이시기에 이런 돈지랄이 곱게 보였을리 없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 돈을 물쓰듯이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의 무상함을 깨닫는다. 유일하게 돈의 노예로 남는 사람은 사업가 한명 뿐인데 물질만능주의를 뛰어넘는 다른 배역들과 대조되면서 더더욱 돈이 인생의 다가 아니라는 걸 표현한다. 전세계적으로 금융위기로 허덕이는 지금에도 많이 와닿는 교훈인듯. 돈이 제일 많은 사업가가 극 초반에는 도덕적으로 결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악역으로 그려지고 파산난 남작은 사기꾼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놈으로 보이는 건 현실에서는 가능할까 싶다. 아마 힘들지 않을까.

영화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스토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이 되는데 지금 제일 이해가 안되지만 감명은 깊은 이야기는 호텔 지배인 이야기. 이 아저씨 와이프가 임신을 해서 출산일이 다가와서 입원을 했는데 매일 같이 병원에 찾아가도 면회조차 못하고 돌아온다. 계속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가 영화 말미에 드디어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됬는지 말할때 그 긴장이란. 다른 이야기들과 전혀 별개의 이야기이기는 한데 어째 제일 인상에 남는 장면이다. 무얼 얘기하려는지는 도통모르겠기는 한데 제일 느낌 있는 플롯이다.

출연한 최고의 스타는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오는 그레타 가르보이기는 한데 주인공은 사실 없긴 한데 굳이 꼽자면 남작이 아닐까 싶다. 다른 모든 배역과 연결되는 캐릭터는 남작밖에 없다. 속으론 이미 옛날에 도박으로 파산이 나고 다른 투숙객들의 물건을 훔쳐다 파는 도둑이지만 겉으로는 호텔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인물이다. 다들 만나고 싶어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은 그런 사람. 사실 결말도 철저하게 도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런 결말을 맞는게 싼 인물이긴 한데 웬지 미안하고 불쌍하다. 뭘해도 용서가 되는 인간이다. 이런 사람이 내 주변에는 있나 모르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모든 일이 일어나는 그곳. 그랜드 호텔.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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