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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 (Watchmen, 2009) ★★ 영화리뷰

이번 주에 영화만 무려 일곱편을 봤다. 아직 미국시간으로 토요일 새벽인걸 감안하면 하루에 한편 이상씩 본건데 주말에 더 볼 것 같지는 않아서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일곱 편 중에는 명작으로 꼽히는 <시민 케인>도 있고, 시간이 안나서 보지는 못했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있었지만 하이라이트는 바로 <왓치맨>이었다. 올 상반기에 <엑스맨 탄생: 울버린>, <스타 트랙: 더 비기닝>, <천사와 악마>,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박물관이 살아있다! 2>, <업>, <트랜스포머 2>등 쟁쟁한 대작들이 쭉 이어서 있는 가운데도 최고의 기대작을 뽑히던게 <왓치맨>이었다. 화려한 볼거리에 깊은 철학까지 담겼다니 명실상부 최고의 영화가 아니겠는가.

근데 굉장히 불친절하다.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에게는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굉장히 난해하다. 아니 아무리 유명한 만화책이라 그래봤자 무려 22년 전에 완결된 만화고 지금 미국 만화산업이 죽어가고 있는 판에 원작을 읽은 관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들어간 돈이 1.2억 달러인걸 감안하면 (참고로 <아이언 맨>이 1.4억, <쿵후 팬더>가 1.3억) 충분히 상업성을 고려한 작품일텐데 친절하지 못하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원작을 본 애들한테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봐야 될 정도이니 말 다했지. 내가 보기엔 <클로버필드>처럼 첫 주에 사람들 우르르 몰려갔다가 낚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지않은 입소문으로 크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클로버필드>는 .25억으로 예산이 그렇게 많지 않기라도 했지 이렇게 많이 투자를 해논건 배수진을 친 느낌이다. 똑같이 첫주에 대박치고 그 뒤로 슬며시 사라질 것 같다. 벌써 평론가들은 43%의 성적을 내놨고 로튼 토마토도 65%의 신선도다. 평이 극악이어도 대박 웃기거나 액션이 쩐다든가 완전 슬프다던가 뭔가 확 주목을 끌만한게 있어야 흥행이라도 될텐데 원작의 유명도말고는 기댈 곳이 없어 보인다.

영화의 메시지는 이 포스터들이 알아서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으니 넘어가고, 사실 나도 원작을 읽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다. 원작은 영화를 보기위한 예습으로 봐야되는거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당신들 그렇게 한가한가? 우리나라 사람들 평균적으로 일년에 영화 세편 본다. 영화 잘 안보는 중장년층 제끼고 일년에 여섯편 본다 쳐보자. 그럼 2달동안 한편 주말에 나가서 본 영화가 이건데 일년에 여섯번 하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행사를 위해서 예습을 하고 가야된다고? 그럼 박찬욱의 올드보이를 보려면 일본 원작 만화를 읽고 봐야하고 타짜를 보기위해선 만화 타짜를 봐야 하는가? 배보다 배꼽이 큰게 아닐까 싶다. 물론 원작을 보고 보면 좋기야 하겠지만 영화로 먹고 살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그럴 시간 없다. 해외도 마찬가지고. 지금 경제가 어떤 땐데. 영화만 해도 거의 세시간에 육박하는 긴 시간인데 이것 만으로도 충분한 시간투자라 본다. 영화랑 만화랑은 전혀 별개의 매체인데 하나가 다른 하나에 의존해야만 이해가 된다는건 전달력이 약한 것으로 해석되지 않나.

볼거리 많은 것도 좋기는 한데 그다지 시대를 초월한 것도 아니고 이정도 예산의 영화에 기대되는 정도의 수준인데다 슬로우 모션이 좀 과하게 많다. 그것만 줄여도 2시간으로 줄어들 듯. 그리고 광고를 슈퍼히어로 영화라고 해댔는데 사실 얘들 능력은 다른 흔히들 말하는 슈퍼히어로들에 비하면 비참하다. 저 포스터중 혼자 파란 피부인 닥터 맨하튼을 제외하면 그냥 <300>에 나오는 빨랫판 복근 스파르타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냥 몸이 좋고 돈 많고 무술을 할 줄 안다는 것 이외에는 그닥 '슈퍼'히어로라고 부를 만한 우월함이 없다. 난 화려한 액션을 원하고 간 건데 많이 실망했다. 아니 없는 걸 있다고 포장하지 말라고.

그들만의 영화.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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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카바론 2009/03/07 23:08 # 삭제 답글

    적당한 별점입니다.
  • 미카 2009/03/08 08:40 #

    감사합니다. ㅋㅋ
  • dekain 2009/03/07 23:57 # 답글

    부적절한 리뷰군요.
    원작을 꼭 보시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영화를 볼 때 꼭 명확하거나 가벼운 주제의 영화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일전에 테리 길리엄이 이 영화를 맡았다가, 중도 하차 했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는 5시간짜리 미니시리즈물이 어울리다"라서 였죠.
    윗 글에서 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했는데, 본 작품은 2~3시간용이 아니죠.

    자신이 예상한 영화류가 아니라고 이렇게까지 별점을 주는 건 솔직히 아니라고 봅니다.
  • 미카 2009/03/08 08:43 #

    말 그대로 5시간짜리 미니시리즈물이 어울리는 작품으로 2~3시간으로 줄여놨으니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난해할 수밖에 없는 영화가 되어버렸고. 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는건 슬로우 모션이 많다는 소리지 내용없는 영화가 영상미만을 보여주려고 시간을 질질 끈다는 소리가 아닌데 오해가 된 것 같네요. 그리고 저 별점은 일반 관객에게 어렵다는 이유로 저렇게 준 거지 액션씬이 충분히 멋지지 않아서 저렇게 준게 아닙니다.
  • 까마귀베개 2009/03/08 00:21 # 답글

    원작을 읽고 아직 영화는 안봤는데
    90%가량 이해도 가고 공감도 갑니다
    그런데 수퍼히어로는.. 슈퍼히어로가 꼭 초능력을 써야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원작읽으면서 '아 하긴 초능력써대는 것보다는 이쪽이 더 말이 되긴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이런 사람들이 있을법하다는 부분이 좋기도 했고 신선하기도 했고..(물론 닥터 맨하탄은 예외지만-_-)
  • 미카 2009/03/08 08:46 #

    음 슈퍼히어로가 초능력을 써야한다는 전제는 없지만 그리고 초능력이 크게 없다는게 작품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인것 같기도 한데 최소한 제가 보고 간 광고는 이런 소리가 없었으니 당황스러웠죠 -_-
  • 月虎 2009/03/08 00:37 # 답글

    별 한개도 사실 굉장히 아까운 영화지요[....] 원작을 압축시키려고 노력한것까지는 그렇다 치겠는데.. 좀 거슥했음;
  • 미카 2009/03/08 08:49 #

    제가 별점을 하나를 줄때는 다 보고나서 화가 날 경우인데 화가 나지는 않았네요 ㅎㅎ
  • jack_ass 2009/03/08 13:33 # 삭제 답글

    참내 옹호한다고 c급이 b급이 되진 안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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